헬로우 에부리원
그동안 일기는 개뿔 1도 못 쓰게 된 오지고 지리는 방학을 보냈다.
어쩜 방학이 학기보다 바쁠 수가 있겠나...의 의문을 착실히 지워낸 두 달 반이었다.
뭐.. 그 와중에는 당연히 환상적이고 주작으로 여겨질 것 같을 정도로 어이없고 황당하고 엄청난 일들이 다이나믹하게 펼쳐졌는데, 우선 학기가 시작되며 일은 마무리가 되었다.
한 일을 대강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원래 다른 분이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서브로 낀 지 한 달이나 되었을까, 급작스러운 변동으로 중간 발표 3일을 남기고 모든 것이 혼돈의 카오스 그 자체가 되어 2일만에 엔진을 하나 만들어내는 경험을 했다.
장점: 수식과 정보를 입력으로 프로젝트로 구현한 능력 상승
단점: 리팩토링을 1도 생각하지 못한 매우 smelly한 코드 구현
그리고
그 이후 리팩토링을 하느라 고생을 좀 많이 했다. 덕분에 프로젝트 구조물 구성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었고,
데이터를 raw부터 쭉 구성해나가는 것도 많은 연습을 했다.
데이터가 좀 더 있는데 실제를 까보니
럴수럴수 이럴수가.
디비가 절반이나 채워졌을까?
보고 충격을 좀 먹고, 눈물의 오바쌈바 데이터 정제를 했다. 다행히 랩실 분들과 교수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완성을 했다.
장점: 데이터 정제 과정/일정 조율에 대해 많이 배움
단점: 어차피 내가 다시 다 관리해야함
하지만 촉박한 일정+대량의 데이터 정제는 정확도가 매우 떨어지므로, 여기서 두 가지 선택지가 생기게 된다.
1. 일정을 미루고 데이터 정제를 한 사이클 더 돌릴 것
2. 관리자를 두어 총괄적으로 다시 한 번 필터링 할 것
1번의 경우 일정 조율이 수월한 경우 가능하지만, 일정 조율이 안 될 경우 2번을 강행하여 한 명이 뒤져도 일단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나는 후자를 택했고, 이 후 백신 2차를 접종했다가 지옥을 경험하였다.
첨언하는데,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일정 조율을 어떻게든 하세요. 특히 여자일 경우 안 그래도 심한 부작용이 더 심하다고 하니, 꼭 주의하세요.
원래 건강한 편인데도 약간의 몸살 기운을 가지고도 강행했더니, 거의 2일간은 열이 내리질 않았다. 정말 리터럴리 죽을 뻔 했다.
착한 친구가 죽을까봐 와서 밥도 맥이고 집안일을 조금 해주었는데, 정말 정말 정말 감사하다. 참고로 고열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이후 2주간은 심한 위염으로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되어 우울감이 장난 아니었다. 정신력으로 거의 일하고 소멸할 지경이었다. 카페인 중독
뭐 어쨌든,
이렇게 마무리된 데이터를 가지고 총괄 실험을 진행했고, 만족스럽진 않지만(내 기준) 그래도 결과물은 나왔다. 이걸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배포(특히 docker), 서류 및 발표자료, 행정 처리 등을 구성해보기도 하면서, 많이 배웠다.
docker의 경우 막연한 두려움으로 잘 손대지 않으려고 했는데, 다행히도 한 번에 잘 되어서 정리를 잘 해서 배포할 수 있었다.
서류나 발표자료도 기존 구성이 있는 걸 참고해서 만들어보라고 하셔서, 덕분에 잘 참고해서 만들었다. 양이 많아 시간이 좀 더 들였으면 더 퀄리티있게 만들 수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가 남긴 하지만, 주어진 일정에서는 최선이었다.
솔직히, 중반 이후로는 교수님께서도 거의 눈물샤워하는 불쌍한 신입 중생을 대신해 고생을 많이 하셨다. 2달 간의 한 번의 빡센 프로젝트 속에서, 속성으로 프로젝트하는 방법에 대해 배운 느낌이 강했다.
원래는 신입으로서 서포트를 주로 하면서 어깨너머로 배울텐데, 대신 이렇게 몸빵메인으로 속성 교육을 받을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교수님께도 정말 감사했던 것이 과업 조율을 그나마 해주셔서 런치지 않을 수 있었다. 아는 것도 많지 않았고 거의 처음엔 교수님께 얹혀가는 느낌으로 진행했고, 점차 프로젝트가 안정화되가며 내가 해볼 수 있는 건 최대한 경험을 시켜주시려고 하셨다.
물론 난 처음이라 거지같이 해서 교수님이 많이 첨삭하셨다. 발표자료 구성 같은 것은 역시 많은 연습을 더 해야할 것 같다.
이번에 열일을 하고 거의 완전 연소로 소멸하기 직전에, 교수님께서 포상휴가를 3일 주셨다.
하지만 쉴 수가 있나. 곧 만료되는 계약 때문에 빨빨거리면서 전세집을 구하러 다녔고, 덕분에 피로가 왕창 풀리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좋은 집을 좋은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공머생이지만 빡세게 일한 덕으로 천운을 내려주셨나 싶을 정도다.
인생사 새옹지마 전화위복이라고, 항상 힘든 때를 버티면 좋은 일이 있고, 좋을 때를 잘 쓰면 힘든 일을 잘 버틴다.
사회 초년생들은 힘들다.
기반을 닦느라 눈치도 많이 보고, 한 3년만 지나면 별 일 아닌 것인데도 지금은 어마어마한 큰 일로 여겨진다.
지금을 잘 버티면, 언젠가는 기회는 온다. 모두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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